중국 통신사, '기지의 전환'... 버려지던 서부 전력이 AI 경제 심장으로
중국 대형 통신사들이 AI 토큰 요금제 시장에 전격적으로 뛰어들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 대규모 AI 컴퓨팅 인프라 투자를 실제 수익이 발생하는 과금 서비스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승부수다. 이는 단순한 요금제 출시를 넘어, 중국 서부 내륙 지역의 저렴한 전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내륙을 글로벌 AI 경제의 핵심 거점으로 탈바꿈하려는 국가적 전략과 맞물려 있다.
인프라 투자에서 상용화로, 통신 3사의 전방위 격돌
차이나모바일은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 ZTE, 아이플라이텍 등 자국 내 빅테크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베이징을 포함해 경제 중심지인 광둥성과 장쑤성에서 본격적인 AI 토큰 서비스를 개시했다.
차이나텔레콤은 개발자와 중소기업을 겨냥해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동시에 일반 가정용 서비스까지 출시했다. 특히 차이나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과 딥시크(DeepSeek) 등 다양한 AI 모델을 지원하며, 인터넷망과 보안 시스템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향후 생태계 파트너들을 위한 전용 토큰 코인 출시까지 예고한 상태다.
차이나유니콤 역시 AI 토큰과 강력한 보안 기능을 결합한 B2C 요금제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이처럼 중국 통신 3사가 일제히 움직이는 이유는 자국 내 AI 토큰 소비량이 가파르게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데이터국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중국 내 일일 토큰 소비량은 140조 개를 돌파했다. 이는 올해 초와 비교해 불과 몇 달 만에 40% 이상 급증한 수치다.
과금 한계 극복과 '동수서산' 국가 전략의 결합
현재 AI 토큰 소비량은 늘고 있으나 일반 소비자와 중소기업들이 실제 지불 장벽을 넘어설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토큰이라는 개념 자체가 대중에게 생소하고, 초기 시장인 만큼 유료 결제에 대한 거부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통신사들이 이 사업을 강행하는 이유는 보유 중인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사장시키지 않고 상용화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외신 및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 중국 특유의 국가 정책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 정부는 AI 토큰 생태계를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 내륙 지역을 차세대 AI 경제권으로 편입시키려는 구상을 실현 중이다.
중국 서부 내륙 지역은 저렴한 부지 비용과 풍부한 전력 덕분에 이미 거대한 AI 데이터센터 단지가 집중되어 있다. 이 서부의 데이터센터들은 초고속 광케이블을 통해 동부 연안의 거대 경제권과 실시간으로 연결된다. 결국 중국은 서부의 값싼 전력을 고부가가치의 컴퓨팅 파워 및 AI 서비스로 변환함으로써, 내륙 지역을 단순한 공장 지대가 아닌 글로벌 AI 경제의 핵심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폭발적인 토큰 수요를 기반으로 한 중국 통신사들의 이번 실험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