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가고 토큰 온다"… 2030년 ‘3,900경’ 초대형 시장 움직이는 중국의 AI 야망
글로벌 테크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례 없는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단순한 인공지능 응용 서비스 고도화를 넘어, 전 세계 기술 지형도를 뒤흔드는 ‘토큰 중심 경제 구조(Token Economy)’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최근 고도화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한 영상 생성부터 제조 생산라인의 실시간 스케줄링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일상과 산업 전반에 걸친 모든 AI 시나리오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토큰 호출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국가데이터국이 발표한 최근 지표는 이러한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중국 전역의 하루 평균 토큰 호출량은 연초 약 1조 토큰 수준에서 연말 100조 토큰으로 무려 100배 급증했다. 연간 누적 호출량은 2경 1,100조 토큰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기하급수적인 토큰 소비의 기저에는 막강한 컴퓨팅 파워 공급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토큰을 공장처럼 대량 생산하는 이른바 ‘토큰 공장’ 건설에 사활을 걸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AI 인프라 기업 우원신충은 최근 약 1,540억 원 규모의 대형 투자를 유치하며 전력과 토큰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했다. 우원신충의 최고경영자는 지금의 폭발적인 토큰 수요를 과거 ‘3G 시대 초기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폭발’에 비유했다. 다양한 칩과 수많은 AI 모델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자원 이용률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이 향후 글로벌 기술 패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올해 들어 ‘오픈클로(OpenClaw)’로 대변되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Agentic AI)의 급격한 확산은 토큰 소비 가속화에 기름을 부었다.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기술이 세계적으로 보급되면서 파운데이션 모델의 API 소모량이 수직 상승했다. 대형 AI 모델 제조사인 즈푸의 경우, 올해 1분기 API 가격을 83%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출량은 오히려 4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양질의 토큰이 자원이자 핵심 재화로 대접받기 시작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가 기간산업인 통신사들의 움직임도 기민해지고 있다. 과거 데이터 트래픽 중심이었던 비즈니스 무게중심을 ‘토큰’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양새다. 차이나모바일은 완구, 가전, 웨어러블 기기 등 스마트 환경 전반에 적용 가능한 AI-eSIM 기반 서비스를 공개하며 ‘트래픽, 토큰, 에이전트’를 융합한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차이나텔레콤 역시 모델 호출과 스케줄링을 아우르는 ‘토큰 허브’ 플랫폼을 출시하며 토큰 일체화 운영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기관 JP모건체이스는 중국의 AI 추론 토큰 소비량이 지난해 약 1경 토큰에서 오는 2030년 약 3,900경 토큰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초대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경쟁은 이제 막 상업화 초기에 진입했다. AI가 생산하는 핵심 재화인 토큰이 어떻게 산업 지형을 재편하고 인류의 일상에 녹아들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