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퇴진이 아니다? 칼시, 하메네이 도박판 ‘먹튀’ 논란에 집단소송 날벼락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퇴진 여부 두고 수조 원대 베팅... 칼시, 사망 예외 조항 내세워 지급 거절 투자자들 "약관의 배신, 명확한 공지 없었다" 분통... 예측시장 신뢰도 ‘바닥’ 규제론 급물살
미국의 합법적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가 이란의 최고권력자 알리 하메네이의 퇴진을 둘러싼 베팅 정산 문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단순한 베팅 결과의 불복을 넘어, 플랫폼의 불투명한 운영 방식이 집단소송이라는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하메네이의 유고 또는 퇴진 가능성에 거액을 걸었던 투자자들이 정산금을 받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칼시 측은 하메네이의 신변 변화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사망 예외 조항을 근거로 정산을 거부하거나 기준을 변경했다. 즉, 정치적 퇴진과 생물학적 사망을 분리해 해석하며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이에 분노한 투자자들은 즉각 집단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칼시가 베팅 시작 전 해당 예외 조항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으며, 사실상 투자자들을 기망해 판돈만 챙기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플랫폼이 유리한 대로 룰을 바꾸는 것은 사기나 다름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급성장 중인 예측시장 전체에 대한 규제 논의로 번지고 있다. 폴리마켓(Polymarket) 등과 경쟁하며 세를 불리던 칼시가 신뢰성에 치명상을 입으면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금융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측시장이 실시간 정보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영사의 자의적인 정산 기준이 존재할 경우 단순한 도박장보다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칼시 사태는 예측시장이 제도권 금융으로 안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