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호르무즈 개방·이란 핵 불가’ 전격 합의… 대만 이슈는 실종
미·중 정상, 에너지 안보와 경제 협력 위해 손잡아… 중국, 미국산 석유·농산물 구매 확대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침내 마주 앉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에너지 안보와 핵 확산 방지라는 거대 담론에서 극적인 합의점을 도출했다. 양국 정상은 국제 에너지 보급로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고,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14일(현지 시간) 백악관과 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경제 협력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글로벌 안보 위기 해소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 이번 회담은 특히 중국의 대만 문제 강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 발표에서 관련 내용이 빠진 채 경제와 에너지 안보에 집중되어 있어, 향후 미중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에너지 패권과 안보의 결합… “호르무즈는 열려 있어야 한다”
이번 회담의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공동 입장 확인이다. 양국은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이 세계 경제의 혈맥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해협의 개방 상태 유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 주석이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부과 시도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가 중국의 에너지 수급에 치명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 주석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미국산 석유 구매를 늘리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 이는 미국의 에너지 수출 확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중국의 에너지 안보 확보라는 목적이 일치한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이란 핵 불허와 경제적 실익의 교환
안보 측면에서 양국은 ‘이란 핵무기 보유 절대 불가’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는 북핵 문제와 더불어 국제 핵 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한 양대 강국의 공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비록 시 주석이 중동 분쟁 종식을 위해 어느 정도까지 직접적으로 개입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았으나, 핵 불허 합의 자체만으로도 이란에 대한 강력한 압박 기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제 분야에서의 논의도 구체적이었다. 양측은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성 확대와 중국의 미국 산업 투자 증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회의 일부에 미국 주요 기업 대표들이 직접 참석했다는 점은 이번 회담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딜(Deal)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시사한다.
펜타닐 차단과 농산물 수출… 트럼프의 ‘실용 외교’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정치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마약 문제와 농가 민심 잡기도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였다. 양 정상은 펜타닐 전구물질의 미국 유입 차단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농민 표심을 얻는 성과로, 시 주석에게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첫날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비록 무역 협정의 세부 조항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으나, 에너지와 안보를 고리로 한 양국의 밀착은 국제 정세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전례 없이 대만 문제 대신 경제 협력과 에너지 안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미국의 압박 속에서 실리 중심의 노선 수정을 꾀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결국 이번 회담은 미중 양국이 패권 다툼 속에서도 ‘공동의 이익’이 걸린 지점에서는 언제든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이란 핵 저지라는 거대 명분 아래, 미국산 석유와 농산물이 오가는 거대한 거래가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