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열어준 ‘11년의 침묵’… 잠든 비트코인 5개 깨웠다
잃어버린 가상자산 복구의 새로운 지평, 생성형 AI 클로드의 활약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비밀번호 분실’은 곧 영구적인 자산 손실을 의미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기억이 닿지 않는 영역까지 해결하며 불가능해 보였던 지갑 복구에 성공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엑스(구 트위터)의 한 이용자(@cprkrn)는 앤스로픽의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를 활용해 무려 11년 동안 휴면 상태였던 비트코인 지갑을 복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복구 성공 사례는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전문적인 코딩과 암호화 영역을 AI가 보조함으로써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는 시대를 시사한다.
사건의 발단은 이용자가 대학 시절 사용하던 오래된 컴퓨터 파일들을 정리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과거 비트코인을 구매해 저장해 두었던 기억을 되살려 관련 데이터를 클로드 AI에 업로드했다. 클로드는 방대한 파일 속에서 일반인은 식별하기 어려운 암호화된 지갑 데이터의 흔적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찾아냈다.
결정적인 장면은 오픈소스 복구 도구인 btcrecover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기존의 상용 복구 서비스들은 약 250달러의 비용을 요구하면서도 기술적 한계로 인해 복구에 실패했으나, 클로드는 달랐다. AI는 해당 오픈소스 도구가 가진 소스 코드의 오류와 환경 설정 문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개인 키 복호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지원했으며, 최종적으로 키를 지갑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WIF(Wallet Import Format) 형태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복구된 자산은 총 5 BTC다. 11년 전 대학생 시절의 소액 투자가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 수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이는 그동안 지갑 주소나 암호를 잊어버려 포기하고 있었던 이른바 ‘로스트 비트코인’ 보유자들에게 엄청난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생성형 AI의 코딩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전문 해커나 보안 업체만이 수행할 수 있었던 복잡한 암호 분석 작업을 이제는 AI와 대화하며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이 악용될 소지에 대비해 개인 보안 강화와 다중 인증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잃어버린 자산을 되찾아 준 이번 사건은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낡은 하드디스크 속에 잠자고 있던 비트코인이 AI라는 열쇠를 만나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이번 일화는 정보통신 기술 발전의 진정한 효용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 가상자산 복구 시장에서 AI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투자자들도 AI의 가이드를 통해 자신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복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블록체인 생태계의 접근성 또한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