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5% 쇼크" 미 예측시장 경고장... 월가 낙관론 뒤집히나
칼시·폴리마켓 참가자 40% "연내 5% 돌파" 베팅, 연준 금리 인상론 재부상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견고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 현지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물가가 잡히지 않는 수준을 넘어 연내 인플레이션이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현지 시간 12일 경제 전문 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제 예측 시장 플랫폼인 칼시(Kalshi)의 참가자들은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를 상회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사실상 확신하는 분위기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CPI 상승률이 4.5%를 돌파할 확률은 약 66%에 달하며, 특히 5% 벽을 넘을 가능성도 40%라는 적지 않은 수치로 집계되었다. 또 다른 예측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 역시 올해 인플레이션 4.5% 상회 확률을 50%로 내다보며 예측 시장의 비관론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수치는 자산운용사와 경제 분석 기관들이 포진한 월가의 전망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팩트셋(FactSet)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는 이번 분기 3.8% 수준에서 고점을 형성한 뒤 연말에는 2.8%까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실시간 베팅이 이루어지는 예측시장은 전문가 그룹보다 훨씬 냉혹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전망이 예측 시장의 흐름과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소비자 설문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이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수치 모델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물가 상방 압력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으며,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8%를 기록했다. 숫자상으로는 완만한 둔화세를 보이는 듯하나, 세부 항목을 뜯어보면 위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리건 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이넌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충격이 이미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었으며, 이제는 식료품과 원자재 가격으로 전이되는 2차 파급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칼시 참가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병목 현상이 오는 10월까지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차단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하기는커녕 내년 7월 이전에 오히려 금리를 추가 인상할 확률을 50% 이상으로 점치기 시작했다.
모건스탠리의 세스 카펜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망 충격이 한 분기를 넘어 지속될 경우 이를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물가 상승세가 고착화될 경우 중앙은행은 기존의 관망세에서 벗어나 긴축 강도를 높이는 정책 기조의 근본적인 변경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결국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변수는 중동 정세와 그에 따른 에너지 가격 안정 여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