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MAU 2,000만 시대 개막 전통 금융 지형도 흔드는 메가 플랫폼의 저력
국내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선두 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000만 명을 돌파하며 전통적인 시중은행들을 위협하는 거대 금융 플랫폼으로 우뚝 섰다. 이제 카카오뱅크는 단순히 편리한 앱을 넘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을 이미 제치고 KB와 신한금융이라는 양대 산맥의 턱밑까지 추격하는 양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기준 고객 수는 2727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3개월 만에 57만 명이 신규 유입된 수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용자의 충성도를 나타내는 MAU 지표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MAU는 2032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 고객 4명 중 3명이 매달 한 번 이상 앱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이용률이 무려 74%에 달한다.
이러한 수치는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전통 시중은행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 분석 결과 하나은행의 '하나원큐'는 가입자 대비 MAU 비율이 25.8%에 머물렀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3분의 1 수준으로 가입만 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휴면 계좌가 상당수임을 시사한다. 단일 은행 앱 기준으로도 카카오뱅크는 이미 KB국민은행의 MAU인 1407만 명을 멀찌감치 따돌린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독주 비결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이용자 확장성에 있다. 40대 인구의 80%, 50대 인구의 62%가 카카오뱅크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아이통장' 서비스를 통해 미래 고객인 미성년층까지 선점하며 가족 단위의 록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1분기 잔액 11조 6000억 원을 돌파한 '모임통장'은 1290만 명의 순이용자를 확보하며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시중은행들은 모임통장 서비스를 강화하며 반격에 나섰다. 신한은행의 '쏠 모임통장'과 최근 출시된 '하나 모임통장' 등이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카카오뱅크가 선점한 시장 규모와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하나은행의 경우 2.5%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지만 플랫폼의 편의성과 네트워크 효과를 단기간에 넘어서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 전문가들은 향후 대출, 보험, 투자 등 고부가가치 금융 서비스의 주도권이 이러한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곳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들이 원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활용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 결합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서비스 모방을 넘어 2030세대의 니즈를 관통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절실한 시점이다.
결국 카카오뱅크가 보여준 2000만 MAU의 성과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대한민국 금융 소비 지형의 완전한 교체를 의미한다. 전통 금융지주들이 거대 플랫폼의 파상공세에 맞서 어떤 생존 전략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