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의 종말인가"… 앤트로픽 'AI 에이전트' 습격에 미 소프트웨어주 연쇄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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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의 종말인가"… 앤트로픽 'AI 에이전트' 습격에 미 소프트웨어주 연쇄 폭락

인공지능(AI) 기술의 진화가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생성형 AI 강자 앤트로픽이 선보인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B2B)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포식자'로 부상하면서 미국 증시가 거세게 요동쳤다.

현지 시간 9일 뉴욕증시에서 소프트웨어 업종의 하락세는 가히 파괴적이었다.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을 망라한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섹터 ETF(IGV)'는 전 거래일 대비 3.90% 밀린 76.64달러에 턱걸이했다. 이틀 연속 이어진 급락세는 시장이 느끼는 공포의 크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강력한 'AI 에이전트'의 등장, 소프트웨어 지형도 바꾼다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주범은 앤트로픽이 전격 공개한 '클로드 매니지드 에이전트(Claude Managed Agents)'다. 이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 수준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투자자들은 고도화된 AI 에이전트가 그동안 클라우드 보안, 신원 인증, 사이버 보안 등 각 분야에서 독보적 영역을 구축했던 기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의 역할을 통째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가 스스로 코딩하고,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며, 복잡한 인증 절차를 수행하게 되면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 개별 소프트웨어를 구독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개별 종목의 하락폭은 처참했다. 클라우드 보안 전문 기업 클라우드플레어(NET)는 8.62% 급락하며 200달러 선이 무너졌고, 신원 인증 보안의 강자 옥타(OKTA)는 10%가 넘는 폭락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시장을 선도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 역시 7% 이상 밀리며 AI 역풍을 피해 가지 못했다.

앤트로픽의 압도적 성장세, "SaaS 시총 1조 4천억 달러 증발"

앤트로픽이 보여주는 수치적 성장세는 공포를 확신으로 바꾸고 있다.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해 말 90억 달러 수준에서 현재 300억 달러(약 44조 원)를 돌파하며 가파른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기존 소프트웨어 예산을 줄여 AI 플랫폼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의 진단도 비관적이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기술 연구 책임자 벤 레이츠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초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180억 달러로 평가받은 이후, 역설적으로 SaaS 시장에서는 무려 1조 4천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며 "AI 에이전트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그 어떤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AI가 기존 도구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도구 그 자체를 대체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기존 소프트웨어 제국을 무너뜨리는 '파괴적 혁신'의 시작점이 될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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