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점령 나선 아마존, '스프라우트' 인수로 테슬라·구글에 선전포고

거실 점령 나선 아마존, '스프라우트' 인수로 테슬라·구글에 선전포고

물류 창고의 지배자 아마존이 이제 고객의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선다. 그동안 산업용 로봇에 치중했던 아마존의 로봇 전략이 가정을 향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로 급선회하며 글로벌 빅테크 간의 로봇 전쟁이 제2막에 돌입했다.

창고 밖으로 나온 아마존의 로봇 야심

아마존은 최근 가정용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인 '파우나 로보틱스(Fauna Robotics)'를 전격 인수하며 로봇 사업의 전선을 확장했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바퀴 달린 로봇 '아스트로'로 쓴맛을 봤던 아마존이 이족 보행이 가능한 인간형 로봇을 통해 홈 서비스 시장에서 재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파우나가 개발한 '스프라우트(Sprout)'는 약 1.7미터 높이의 하드웨어를 갖춘 모델로, 현재 약 7,500만 원이라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로봇 플랫폼인 '젯슨 AGX 오린'을 두뇌로 채택한 이 로봇은 단순한 물리적 노동을 넘어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기억을 축적하는 기능을 갖췄다. 특히 아이들이나 반려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안전 설계에 집중했다는 점이 아마존의 마음을 사로잡은 핵심 요소다.

산업용 100만 대 시대, 다음 목표는 '퍼스널 로봇'

아마존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로봇 군단을 보유한 기업이다. 2019년 20만 대 수준이었던 물류 로봇은 올해 100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사족보행 로봇 '리버(Rivr)'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 파우나 인수까지 성사시키며, 아마존은 '물류-배송-가정'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스프라우트를 공장 자동화에 투입하기보다, 철저히 소비자 접점용 기기로 육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보유한 방대한 쇼핑 데이터와 음성 인식 AI '알렉사'가 휴머노이드라는 육체를 얻어 진정한 의미의 'AI 집사'로 진화하는 과정이다.

테슬라·구글과 맞붙는 로봇 삼국지

현재 휴머노이드 시장은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가 기술적 우위를 점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구글이 최근 '제미나이 로보틱스' 플랫폼을 발표하며 소프트웨어 주도권 싸움에 가세했다.

아마존의 이번 행보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보다는 '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로봇에 방점을 찍고 있다. 노르웨이의 1X가 선보일 저가형 모델 '네오'와 경쟁하며 가정용 로봇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1TB의 저장 장치와 생성형 AI 기능을 결합해 각 가정의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은 기존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넘어야 할 산: 가격과 배터리의 한계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번 충전으로 3시간 남짓한 짧은 구동 시간과 외제차 한 대 값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은 대중화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또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정 내 카메라 및 센서 노출 문제도 아마존이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이번 인수의 성패는 아마존이 얼마나 빨리 제작 단가를 낮추고, 24시간 상주 가능한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마존이 물류 혁신을 통해 커머스 시장을 제패했듯, 휴머노이드를 통해 인류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재편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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