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대결 아닌 협업"... 이세돌, 10년 만에 AI와 마주하다
2016년,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로부터 10년이 흘렀다. 당시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인간의 마지막 1승'을 기록했던 이세돌 9단이 다시 AI 앞에 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둑판 앞의 고독한 승부사가 아닌, AI와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협업자의 모습이었다.
■ "5분 만에 대국 종료"... 알파고와 비교 불가한 진화
이세돌 9단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AI 컨퍼런스 현장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에이전트와 재회했다. 10년 전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던 바로 그 장소였다.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AI의 비약적인 발전 속도였다.
이날 이세돌 9단은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단 30여 분 만에 바둑 애플리케이션을 즉석에서 구축했다. 이어 진행된 테스트 대국은 단 5분 만에 끝이 났다. 10년 전 알파고가 바둑이라는 특정 영역에 특화된 모델이었다면, 현재의 AI는 기획부터 코딩, 운영까지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범용적 해결사'로 진화해 있었다.
이 9단은 "현시점에서 사람이 AI를 바둑으로 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현재의 AI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졌고, 더 이상 인간과의 단순한 승패 대결은 큰 의미가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 대결에서 공존으로... "인간의 영역 여전히 무궁무진"
이세돌 9단은 이제 '대결'의 프레임을 넘어 '공존'과 '협업'을 논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역설적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AI를 도구로 활용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에 주목했다. "AI와 협업할 때 인간은 더 창의적이고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훨씬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글로벌 빅테크도 주목... K-AI 에이전트의 가능성
이번 행사에는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S), 엔트로픽 등 글로벌 IT 거물들이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한국의 AI 에이전트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이세돌이라는 상징적 인물과 AI의 협업 모델이 보여준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10년 전 눈물을 흘리며 AI의 벽을 실감했던 이세돌 9단은 이제 웃으며 AI와 대화하고 있었다. 그의 변화된 모습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